[일분 소설]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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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창문을 열어선 안된다."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서는 안되는 일은 많았고, 그 이유를 내가 일일이 알 수는 없었다. 언제인가 나는 물었다. 왜 창문을 열어서는 안되나요? 이웃집과 너무 붙어 있거든. 이웃집에서 우리 집을 들여다보면 좋지 않으니까.

"매일 밤 무언가 창문을 두들겨요."
"신경쓰지 마라."

그래서 나는 그렇게 했다. 간유리로 된 이중창문은 언제나 닫혀 있었다. 어느날 서랍에서 오래전에 가지고 놀던 프리즘을 발견하기 전까지.

 내 손바닥 위에서 일어서던 작은 무지개들이 떠올랐다. 나는 창문으로 다갔다. 잠금쇠를 밀어올렸지만 오래도록 닫혀 있던 창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세게 밀자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창이 활짝 열렸다.

이웃집은 가까이 붙어 있지 않았다. 고요한 한길 건너편에야 집 한 채가 서 있었다. 엄마. 나는 뒤돌았다. 

집 안 가득 먼지가 쌓여 있었다.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나는 기억해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저 창문에서 목을 매셨다. 그렇다면 나는? 나 역시 죽었는지, 혹은 몇 살인지도 가늠할 수 없었다. 집의 문은 모두 잠겨 있었다. 나는 헛되이 손잡이를 돌리다가 느리게 창문으로 향했다. 어찌되었든 시험해 볼 생각이다. 이층에 있는 이 창문에서 떨어져 다친다면, 피가 흐르고 아프다면, 나는 살아 있는 거겠지. 창문 가득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맞은 편 집에서 누군가 나를 바라보았다.

  
by 타륜 | 2009/09/11 02:57 | 1분 소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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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나가던 at 2009/09/14 00:55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받은 음악을 들으며 소설을 읽는 밤입니다^^
매일 밤 창문을 두들기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Commented by 마리 at 2009/09/17 21:15
창문은 거울과 마찬가지로 섬뜩한 느낌의 매개체 같아요. 때때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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